게시글

사주는 양력으로 볼까 음력으로 볼까 - 절기력과 오행 이야기

사주 얘기하다 보면 제일 많이 나오는 질문이 이겁니다. "제 생일이 음력으로는 며칠인데요" 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그런데 사실 사주명리에서 쓰는 달력은 음력도 아니고, 우리가 흔히 쓰는 양력도 아닙니다. 사주는 절기력(節氣曆)을 씁니다. 태양의 위치를 24등분한 24절기를 기준으로 삼는 거예요. 그래서 엄밀히 따지면 태양력 계열입니다. 음력 생일이 필요한 게 아니라 태어난 날의 절기가 필요한 거죠. 가장 헷갈리는 게 연주(年柱)입니다. 사주에서 한 해가 바뀌는 기준은 1월 1일도 아니고 설날도 아니고 입춘이에요. 대략 2월 4일 전후인데 해마다 시각이 조금씩 다릅니다. 그래서 1월생이나 2월 초에 태어난 분들은 앞해의 간지를 쓰는 경우가 생겨요. 저도 예전에 지인 사주를 잘못 뽑아서 한참 헤맨 적이 있습니다. 월주(月柱)도 마찬가지예요. 달이 바뀌는 기준이 매월 1일이 아니라 절입일입니다. 입춘부터 인월(寅月), 경칩부터 묘월(卯月), 이런 식으로 열두 달이 절기로 나뉘어요. 그래서 절기 넘어가는 날 태어난 분은 몇 시에 태어났는지까지 봐야 월주가 정해집니다. 그럼 음력은 아예 안 쓰냐, 그건 아닙니다. 삼재나 택일, 세시풍속 쪽에서는 음력을 쓰고, 예전에 만세력이 음력 기준으로 편찬됐던 흔적도 남아 있어요. 다만 사주 여덟 글자를 뽑는 작업 자체는 절기가 기준입니다. 요즘 만세력 앱들은 양력 생일만 넣으면 알아서 절기를 반영해주니 그냥 양력으로 넣으시면 됩니다. 오행으로 보면 절기가 곧 계절의 기운이라 이해가 편해요. 봄 세 달은 목(木), 여름은 화(火), 가을은 금(金), 겨울은 수(水)가 왕성하고, 각 계절 끝자락 환절기에 토(土)가 자리합니다. 절기를 안다는 건 결국 내 사주에 어떤 기운이 짙게 깔려 있는지 아는 일이라고 봅니다. 혹시 입춘 근처에 태어나신 분 계신가요? 그런 분들은 만세력 두 개 돌려보면 결과가 갈리기도 해서, 생시까지 정확히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