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간 10개 지지 12개인데 왜 60갑자일까요 (갑축이 없는 이유)
사주 얘기 나올 때마다 이거 물어보는 분들 종종 계셔서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천간이 10개고 지지가 12개면 10 곱하기 12 해서 120개 아니냐, 근데 왜 120갑자가 아니고 60갑자냐는 거요. 저도 처음엔 갑자 을축은 있는데 갑축은 왜 없나 싶었거든요. 답부터 말하면 천간이랑 지지를 아무렇게나 섞는 게 아니라서 그렇습니다. 천간은 갑 을 병 정 무 기 경 신 임 계 10개, 지지는 자 축 인 묘 진 사 오 미 신 유 술 해 12개인데, 갑+자 해서 갑자, 그 다음은 앞뒤가 동시에 한 칸씩 밀려서 을+축 해서 을축이 됩니다. 앞칸만 바꾸고 뒷칸은 그대로 두는 게 아니라 둘이 같이 굴러가는 구조인 거죠. 그러다 보니 언제 다시 갑자로 돌아오냐가 곧 10의 배수랑 12의 배수가 처음 겹치는 지점 문제가 됩니다. 10, 20, 30... 하고 12, 24, 36, 48, 60... 이렇게 세보면 처음 만나는 게 60이에요. 최소공배수가 60이라서 갑자에서 출발해 계해까지 60개 지나면 다시 갑자로 복귀합니다. 갑축이 없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순서대로 맞물리니까 홀수 번째 천간은 홀수 번째 지지랑만, 짝수 번째는 짝수 번째랑만 만나게 돼요. 명리 용어로는 양간(갑 병 무 경 임)은 양지랑, 음간(을 정 기 신 계)은 음지랑만 결합한다고 합니다. 갑은 양간이고 축은 음지라서 애초에 만날 일이 없는 조합이에요. 120가지 중에 딱 절반이 이렇게 빠집니다. 이 60년 주기가 환갑입니다. 만 60세 되는 해에 태어난 해랑 간지가 똑같아지니까 갑자가 돌아왔다고 해서 환갑, 회갑이라고 부르는 거고요. 그리고 60갑자는 해에만 붙는 게 아니라 연 월 일 시에 각각 붙어서 사주팔자 네 기둥이 됩니다. 일주는 60일마다, 시주는 하루에 12번 돕니다. 하나 미리 말씀드리면 연주가 언제 바뀌느냐는 갈립니다. 명리학 쪽 다수설은 입춘 절입시각(대략 양력 2월 4일 전후)을 기준으로 봐서 그 시각 전에 태어났으면 앞 해 간지를 쓰고, 역법이나 민속 쪽에서는 음력 설날에 바뀌는 걸로 다뤄왔어요. 어느 쪽을 따르느냐에 따라 연초 생일인 분들은 간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찾아보다 알게 된 흔한 오해도 몇 개 적어둘게요. 천간의 신(辛)이랑 지지의 신(申)은 한글로만 같은 '신'이지 아예 다른 글자입니다. 辛은 음간이고 申은 원숭이 자리인 양지예요. 그리고 양력 1월 1일에 새 간지가 시작된다는 것도 오해입니다. 양력 1월 1일 기준은 명리 쪽에도 역법 민속 쪽에도 없어요. 정리하면 120이 아니라 60인 건 무작위 조합이 아니라 순차 대응이기 때문이다, 이 한 줄이네요. 이번 주는 아직 번호 나오는 기간도 아니고 해서 이런 거나 뒤적여봤습니다. 혹시 본인 연주 입춘 기준으로 계산했더니 알던 거랑 달라진 분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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