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자동 수동 당첨 비율, 왜 자동이 많아 보이는지 정리해봤어요
1등은 자동에서 훨씬 많이 나오던데 자동이 확률이 더 좋은 거냐고 물어보는 분들 종종 계셔서, 궁금해서 한번 찾아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닙니다. 동행복권 안내 보니까 1등 확률은 조합 하나당 1/8,145,060이고, 그 번호를 기계가 뽑았든 제가 슬립에 직접 색칠했든 값이 똑같아요. 등위별로 보면 2등 1/1,357,510, 3등 1/35,724, 4등 1/733, 5등 1/45인데, 이 확률표 어디에도 자동·수동 구분 자체가 없습니다. 확률은 '어떤 방식으로 골랐나'가 아니라 '조합 하나당' 정해진 값이라서요. 참고로 동행복권은 번호 선택을 세 가지로 안내합니다. 수동은 6개를 직접 마킹, 자동은 기계가 6개를 만들어주고, 반자동은 1~5개만 내가 고르고 나머지를 자동으로 채우는 방식이에요. 그럼 왜 자동이 많아 보이냐. 실제로 262회부터 1209회까지 누적 1등 8,768건 중 자동이 65.9%(5,777건), 수동 31.3%(2,748건), 반자동 2.8%(243건)이었다고 합니다. 숫자만 보면 자동이 두 배쯤 유리해 보이죠. 그런데 이 비율이 구매 비중과 거의 그대로 겹칩니다. 작년 1월 보도 기준으로 전체 구매 건수의 70% 이상이 자동이거든요. 예전 자료도 같은 얘기를 하더라구요. 자동 구매 비중이 2002년 25%에서 2007년 74%까지 오르는 동안, 262~512회 1등은 자동 71%(1,077명)·수동 29%(444명)로 나왔습니다. 당첨 비율이 구매 비율을 그냥 따라간 거예요. 방향이 뒤집힌 회차도 있습니다. 2024년 7월 역대 최다인 1등 63명이 나온 회차는 자동이 11게임, 수동이 52게임이었어요. 특정 조합에 수동 구매가 몰리면 이렇게 수동이 압도적인 결과도 나오는데, 이것도 수동이 유리해서가 아니라 그 번호를 많이 샀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당첨자 수는 대충 확률 곱하기 구매량이라, 확률이 같아도 많이 팔린 쪽에서 당첨자가 많이 나옵니다. 판매점 '명당'이 자꾸 1등을 낸다는 얘기랑 같은 종류의 착시예요. '기계가 뽑으면 진짜 무작위라 더 낫다'는 말도 근거는 없습니다. 무작위든 손으로 찍든 조합 하나의 확률은 동일하니까요. 다만 확률 말고 당첨금은 갈릴 수 있습니다. 생일 때문에 1~31에 몰리거나 유행하는 조합을 고르면, 막상 됐을 때 나눠 갖는 사람이 많아져서 1인당 금액이 줄어들죠. 이것도 확률을 올리는 방법은 아니고 그냥 금액 문제입니다. 회차별로 몇 명이 나눠 가졌고 얼마씩 받았는지는 /draw 에 정리돼 있어서 저는 가끔 그거 보면서 감을 잡습니다. 지난주 1240회 때는 저도 받은 번호 그대로 마킹해서 냈는데, 결국 어떻게 고르든 확률은 같으니 마음 편하게 하는 게 낫겠다 싶더라구요. 다들 자동파신가요, 수동파신가요? 저는 요즘 반반 섞습니다. 이번 토요일 밤만 기다리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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