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합충, 충이 많으면 나쁘고 합이 많으면 좋은 건가요? 찾아본 거 정리해봤어요
사주 볼 때 지지에 합도 있고 충도 있는데 충이 많으면 안 좋은 거냐, 합이 충을 풀어준다던데 맞냐고 물어보는 분들 종종 계셔서 찾아본 걸 정리해봤어요. 먼저 정리부터 하면, 지지 육합은 자축(토)·인해(목)·묘술(화)·진유(금)·사신(수)·오미(화) 여섯 쌍이고, 육충은 자오·축미·인신·묘유·진술·사해 여섯 쌍이에요. 충은 열두 지지를 원으로 늘어놓았을 때 정반대에 있는 일곱 번째 글자끼리 부딪히는 거라 칠충이라고도 부르더라구요. 재밌는 건 끼리끼리 부딪힌다는 점인데, 생지는 생지끼리(인신·사해), 왕지는 왕지끼리(자오·묘유), 고지는 고지끼리(진술·축미) 충해요. 진술·축미는 같은 토끼리 부딪히는 거라 따로 붕충(朋沖)이라고 부르구요. 합은 육합 말고도 삼합(해묘미 목·인오술 화·사유축 금·신자진 수), 방합(인묘진 목·사오미 화·신유술 금·해자축 수), 반합·암합으로 나뉘는데, 여기서부터 자료마다 말이 달라요. 합의 힘 순서만 해도 정해만세력은 삼합→방합→육합→반합→암합으로 적는데 사주스터디는 방합>삼합>육합=육충>반합>가합으로 적어요. 정해만세력 강의에서는 아예 지지에 합이 어지럽게 얽혔을 때 어느 합이 우선하는지는 견해 차이가 있고 어떤 교재에도 구체적인 간명 법칙이 나와 있지 않다고 못을 박더라구요. 그러니까 이 부분은 유파마다 갈리는 영역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아요. 합이 충을 풀어준다는 얘기는 탐합망충(貪合忘沖)에서 나온 말이에요. 합을 탐하느라 충을 잊는다는 뜻으로, 예컨대 사해충이 걸릴 자리여도 해묘 합이 먼저 성립하면 충이 안 일어난다고 보는 거죠. 그런데 반대 방향 규칙도 같이 있어요. 육합이나 반합은 형충이 끼면 합이 성립을 못 하지만, 월령이 왕지인 삼합·방합은 형충이 있어도 합이 방해받지 않는다고 봐요. 결국 합이 항상 이기는 게 아니라 합의 종류와 강도에 따라 승부가 갈리는 셈이에요. 충이 흉하기만 하다는 것도 고전이 직접 부정해요. 명리정종에서는 진술축미가 오히려 형충을 반긴다고 하면서, 재관이 고(庫)에 들어가도 충하지 않으면 발전하지 못하고 충이 없으면 그냥 창고에 갇힌 것이라고 했어요. 진술축미 같은 창고 글자는 충이나 형으로 열려야(개고) 안에 든 걸 쓴다는 논리인 거죠. 반대로 합이 많으면 좋다는 것도 성립이 안 되더라구요. 합이 많으면 안정적으로 유지는 되는데 새로 발현하고 행동하는 데 제약이 생기고 여러 관계에 얽매이게 돼요. 합은 협력의 열쇠가 될 수도,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될 수도 있다는 서술이 자료마다 반복해서 나오구요. 덧붙여 합하면 오행이 바뀐다는 합화도 조건부예요. 자축합화토처럼 변화 결과가 정해져 있긴 한데, 化하려면 환경이 조성돼야 하고 두 글자가 멀리 떨어져 있거나 중간에 상극하는 글자가 끼면 합이 미약해서 안 변해요. 같은 글자가 여럿이라 합을 다투는 쟁합이면 서로 방해해서 역시 化하지 못하구요. 그래서 결론은, 합충만 보고 길흉을 논하는 게 흔한 오류로 지적되고 있었어요. 상담 현장에서도 충 많아서 안 좋다, 합 많아서 좋다로 풀어주는 경우가 많은데 합이 기신을 묶으면 길하고 충이 흉한 글자를 제압하거나 묻힌 걸 끄집어내면 그것도 길해지거든요. 좋다 나쁘다보다는 정착이냐 변동이냐, 지킬 것이냐 열 것이냐로 읽는 쪽이 전통 이론에 맞는 것 같아요. 혹시 본인 사주에 충 있다고 걱정하셨던 분 계신가요? 어느 자리에 뭐가 걸렸는지 같이 보면 재밌을 것 같은데요. 금요일까지는 아직 시간 남았으니 그동안 이런 얘기나 하면서 기다려보죠.
열두개 원으로 놓고 정반대끼리 부딪혀서 칠충이라고 하는거 처음알았어요 ㅎㅎ 저는 합 많으면 기운이 순하다더라 정도만 들었는데 정리해주셔서 좀 이해가 되네요ㅎㅎ
같은 토끼리도 부딪혀서 붕충이라고 따로 부르는건 첨알았네... 내사주에도 충 하나 있다던데 합이 풀어주는지 나중에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