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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꿈 해몽 종류별로 다르다더라구요 (도망가는 돼지꿈 얘기)

돼지꿈 꿨는데 이러면 좋은 거 아니냐고 물어보는 분들 종종 계셔서, 겸사겸사 찾아본 김에 정리해봅니다. 특히 돼지가 도망가는 꿈은 뭐냐고 묻는 분이 계셨는데 이게 은근히 갈리는 대목이더라구요. 일단 돼지꿈이 재물을 뜻하는 대표 길몽으로 꼽히는 건 맞습니다. 근데 해몽서들을 보면 돼지가 나왔다고 다 길몽으로 치지는 않고 종류를 갈라서 봐요. 농민신문이 꿈해몽 대백과랑 돼지백과를 인용해서 정리한 걸 보니까, 커다란 돼지가 가는 곳마다 따라오는 꿈은 재산 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경제적으로 풍족해지는 꿈, 멧돼지를 잡는 꿈은 시험 합격이나 권리 확보, 새끼돼지를 사는 꿈은 작은 돈으로 큰 재물을 만드는 꿈으로 봤답니다. 반대로 같은 기사에 흉몽으로 분류해 둔 돼지꿈도 따로 있더라구요. 돼지가 우리 밖으로 뛰쳐나가는데 붙잡지 못한 꿈은 하는 일이 심하게 꼬이거나 물질적 손해, 두 돼지가 싸우는 꿈은 사업이 뜻대로 안 됨, 돼지를 파는 꿈은 물건을 잃거나 일거리를 빼앗김으로 풀었습니다. 돼지고기를 먹는 꿈은 재물이 아니라 '따분하거나 답답한 일에 종사하게 된다'로 나오구요. 그러니까 갈림길이 꽤 단순합니다. 돼지가 내 쪽으로 들어오느냐, 빠져나가느냐. 따라오거나 잡는 쪽은 길몽, 놓치거나 파는 쪽은 손해나 기회 상실로 봤다는 얘기죠. 왜 하필 돼지가 재물이 됐냐는 것도 같이 나와 있었는데, 동물민속학자 천진기 관장은 돼지가 원래 집안의 기본 재원이었던 점, 그리고 한자 돈(豚)이 화폐 '돈'이랑 음이 같은 점을 들더라구요. 한배에 여러 마리 낳고 잘 크는 번식력도 풍요·번창의 상징이 됐구요. 재밌었던 건 돼지꿈을 용꿈이랑 같은 항렬로 보되 결은 다르다고 구분한 부분입니다. 용이 권력의 상징이면 돼지는 부의 상징이라는 거죠. 결국 흔한 오해가 '돼지꿈이면 종류 안 가리고 무조건 길몽'인 건데, 해몽서 자체가 흉몽 항목을 따로 두고 있는 걸 보면 옛날부터도 상황을 갈라서 봤던 셈이에요. 물론 어느 쪽이든 옛사람들이 상황에 붙여온 상징 풀이일 뿐이고, 앞날 결과를 정해주는 건 아니니까 너무 무겁게 받아들일 건 아니라고 봅니다. 저는 이런 거 알고 나니까 오히려 황금돼지 뽑기 할 때 괜히 웃기더라구요. 집게로 잡아 올리다 미끄러져서 놓치는 그거, 해몽으로 치면 딱 흉몽 쪽이잖아요. 물론 게임이니까 그냥 다시 하면 되는 거지만요. 다들 돼지꿈 하면 떠오르는 장면이 있으신가요? 저는 아직 제대로 된 돼지꿈은 못 꿔봐서 이번 주 금요일 전에 한 번 꿔봤으면 싶네요.

댓글 1

와 도망가는 돼지는 흉몽쪽이었구나... 저는 그냥 돼지 나오면 다 좋은건줄 알았네요... 근데 멧돼지 잡는 꿈이 권리 확보라는건 좀 신기하다 싶고, 저는 요즘 꿈도 안 꿔서 그냥 금요일 문자만 기다리는 중입니다...